레스덕' 노트

행복주택 진짜 행복할까, 경쟁률 66대 1

행복주택을 2년간 신청했지만 한 번도 안 됐어요.

만만하게 봤다가 배점·연고 구조에 막히고, 막상 될 만한 곳은 월세 대비 이득도 크지 않더라고요.

2년의 기록과 그래서 내린 선택을 1인칭으로 남겨요.

행복주택, 처음엔 만만하게 봤어요.

친구들도 하나둘 당첨되고, 주변에서 다들 추천하길래 몇 번 넣으면 나도 되겠거니 했죠. 그렇게 2년을 넣었어요. 한 번도 안 됐고요.

행복주택 외에 월세와 매매 갈림길에서 내 상황에 맞는 선택을 고민하는 일러스트

더 답답했던 건, 떨어지기도 전에 신청 버튼조차 못 누른 공고가 꽤 됐다는 거예요.

떨어지기도 전에, 자격부터 막혔어요

이유는 소득 기준이었어요. 청년 행복주택 공고를 보면 “세대의 월평균소득”이라는 말이 나와요. 그런데 저는 부모님과 같이 살던 시기가 있었어요.

이럴 때 부모님 소득까지 합치는 건지, 제 소득만 보는 건지가 읽을 때마다 헷갈렸어요. 어떤 안내는 세대 합산처럼 읽히고, 어떤 데는 본인 소득만이라고 하고. 결국 자격이 되는지 확신이 안 서서, 넣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재다 마감된 공고가 한둘이 아니었죠.

나중에 알아보니 답은 의외로 단순했어요.
부모와 같이 사는 청년이라도 소득은 본인 것만 봐요. 1인 가구 기준이면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의 120%, 2025년 공고 기준으로 월 458만원 선이 한도였어요. 그 단순한 걸 확신하는 데 제일 오래 걸렸어요.

될 줄 알았던 단지가 점점 사라졌어요

전세사기까지 겪은 뒤라(전세사기 6개월 기록) 안정적인 주거가 간절했어요. 그래서 자격을 정리하고부턴 그냥 보이는 대로 다 넣었어요. 강서, 강동, 구로, 노원. 강남까지 한 시간 넘게 걸리는 외곽 단지도 일단 넣고 봤고요.

처음엔 “이번엔 될 것 같은데” 싶은 단지가 있었어요. 그런데 떨어지는 횟수가 쌓일수록, 그 될 줄 알았던 단지가 점점 사라지더라고요.

나중엔 거의 습관이 됐어요. 길을 가다 공사장에 행복주택이나 청년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으면 단지명을 메모해뒀어요. 후기 영상도 찾아보고, 당첨된 친구한테 묻기도 하고요. 그런데도 결과는 늘 같았어요.

숫자를 보면 왜 그랬는지 납득이 가요. SH가 공개한 2025년 1차 서울 행복주택 경쟁률만 봐도 그래요.

66.5 대 1

2025년 1차 서울 행복주택 경쟁률

354세대를 두고 23,549명이 몰렸어요. 한 자리에 66명이 줄 선 셈이에요.

그해 3차는 2,368세대로 물량이 훨씬 많았는데도 70,272명이 몰려 29.7 대 1이었어요. 청년만 따로 뽑은 게 아니라 신혼부부 등을 합친 전체 경쟁률이고요. 인기 지역은 수백 대 1을 넘기도 해요.

위치 좋은 곳일수록 경쟁률은 더 세져서, 원하는 단지일수록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져요.

추첨인 줄 알았는데, 배점이었어요

전화로도 물어보고, 공고를 다시 읽고, 당첨된 친구랑 후기들을 뒤지다 알게 된 사실이에요. 청년 행복주택은 순수 추첨이 아니더라고요. 배점을 매겨 높은 순서로 뽑고, 동점일 때만 추첨으로 가요.

배점에서 큰 게 거주지였어요. 그 단지가 있는 자치구에 살거나 직장이 있으면 1순위, 같은 서울이라도 다른 구면 2순위로 밀려요. 그 자치구에 3년 이상 살았으면 거주기간 점수까지 붙고요.

여기서 제 방식이 왜 헛돌았는지 보였어요. 강서, 강동, 구로 가리지 않고 다 넣었으니, 연고 없는 구는 죄다 2순위에, 거주 점수도 0이었던 거예요. 그 치열한 경쟁에서 저는 시작부터 뒷줄에 선 셈이었죠. 보이는 대로 다 넣은 게 전략이 아니라 자해에 가까웠어요.

됐어도 이득이 크지 않은 곳이 많았어요

그러다 더 근본적인 걸 따져봤어요. 그렇게 어렵게 되는 게, 과연 그만한 값을 할까?

정말 경쟁률 센 좋은 입지는 되기만 하면 이득이에요. 문제는 거긴 어차피 안 된다는 거고요. 그나마 될 만한 외곽 단지는 버스 타고 나가 지하철로 갈아타야 하는 곳이 대부분이었어요.

집 컨디션은 확실히 깨끗해요. 새 건물이 많으니까. 그런데 막상 월세로 환산해 따져보니, 좀 오래된 원룸이랑 금액 차이가 크지 않은 경우도 많더라고요. 시세의 60~80%라지만 외곽일수록 원래 시세가 낮아서, 할인폭이 체감만큼 크지 않았어요.

깨끗한 방 하나 보고 출퇴근 한 시간을 감수하느냐, 그 돈으로 직장 가까운 원룸에 사느냐.
저는 결국 후자를 골랐어요. 지금도 그냥 월세를 살고 있고요. 전세에서 월세로 옮기며 따진 고정비 계산이 여기서도 도움이 됐어요.

한 줄만 서면 시간이 흘러가요

행복주택을 완전히 접은 건 아니에요. 다만 2년을 보내고 깨달은 건, 여기만 바라보면 시간이 그냥 흘러간다는 거예요.

모집은 서울 기준 1년에 두세 번. 한 번 떨어지면 다음 공고까지 몇 달이고, 그 사이 제 나이는 청년 상한인 만 39세에 가까워지죠.

당첨이 끝도 아니에요. 2년마다 소득·자산을 다시 심사해 갱신하는데, 그새 소득이 오르면 임대료가 할증돼요. 초과 폭에 따라 기본의 110%에서 많게는 140%까지요.

연차가 쌓이고 연봉이 오를수록 자격에서 멀어지거나 점점 비싸지는 구조예요. 커리어가 풀릴수록 오래 기댈 수 없는, 기간이 정해진 임시 카드인 셈이죠.

당첨이라는 작은 확률을 기다리느라, 확실하게 쌓을 수 있는 걸 자꾸 미뤘어요.

그래서 줄을 여러 개 서기로 했어요. 청약 가점이 20점대일 때 추첨·특공까지 같이 보는 방식으로 폭을 넓혔고, 6억대 아파트 첫 매매를 목표로 자기자본을 계산해보니 공공임대만 노리던 게 얼마나 단선적이었는지 실감이 났어요.

공공임대 안에서도 행복주택 하나가 아니라, 통제권이 있는 카드를 우선에 뒀어요.

  • 청년 전세임대: 본인 부담 보증금이 100만~200만원이라 진입이 가볍고, 마음에 드는 집을 직접 찾아 넣어서 위치 타협이 덜해요.
  • 국민임대: 소득 기준이 더 낮아 제겐 잘 안 맞았어요.
  • 매입임대: 더 저렴한 대신 물량이 적었고요.
  • 민간 전월세: 당장 살 집은 결국 여기서 구하는 게 현실이라 계속 유지했어요.

내가 다시 넣는다면

같은 2년을 또 보낼 거면, 적어도 이건 챙기겠다 싶은 것들이에요.

2년 헤매고 정리한 체크포인트

서울 단지는 SH(i-sh.co.kr), 그 외는 LH(apply.lh.or.kr)로 창구가 갈려요. 소득·임대료·경쟁률은 공고마다 바뀌니, 신청 전엔 늘 최신 모집공고를 기준으로 확인하세요.

레스덕의 정리

2년을 넣고 한 번도 안 됐어요. 처음엔 만만하게 봤다가, 배점도 모르고 전역에 다 넣은 방식이 헛돌았던 거죠.

행복주택을 버리라는 얘기가 아니에요. 좋은 입지에 조건 맞는 사람한텐 분명 좋은 카드예요. 다만 그 자리는 경쟁이 가장 세고, 막상 될 만한 곳은 이득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어요.

저는 결국 직장 가까운 월세에 살면서 청약과 매매 쪽으로 무게를 옮겼어요. 한 줄만 붙잡고 기다리기보다, 여러 줄을 동시에 서는 게 2년 만에 내린 결론이에요.

참고 자료

읽으면서 떠오른 사람에게 공유해 주세요

레스덕이 엄지를 들고 있는 포즈

레스덕

· 운영자

현직 개발자가 커리어·기술·돈 주제를 공부하고 판단한 개인 기록입니다. 공식 자료를 간략히 요약하고, 그 위에 저의 경험·판단을 덧붙입니다. 전문 자문이 아니므로, 중요한 결정 전에는 최신 원문과 전문가 상담을 함께 확인해 주세요.

최종 수정 2026.06.08 · 문의 lessduck2@gmail.com

관련 글 · 돈

검색어를 입력하면 글 본문에서 찾아드려요.

본문 + 제목 검색 전체 검색 페이지 →